중국에서 회사를 실직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회사 시스템’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사람들이 가족에게 실직 사실을 숨길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과 점심 식사가 포함된 회사 시스템을 제공한다.
17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한 누리꾼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는 ‘실직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이라며 사무실 공간을 소개했는데, 그는 “하루 29.9위안(약 6000원)을 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 식사를 포함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시스템 서비스를 접한 누리꾼은 “가죽으로 된 고급 의자에 앉아 ‘직장 간부’인 것처럼 사진을 찍으면 가족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며 “이는 50위안(약 1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시스템의 운영자는 “실업자를 위한 공간으로 여분의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서비스 제공의 계기를 밝혔다.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 20대 남성은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차마 실직을 말할 수 없었다”면서 “여기저기 헤매다 이 공간을 찾아 회사에 다니는 척하며 다른 입사 시험을 준비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야근하는 척 가족들을 속이기도 했다.
이런 ‘일하는 척’하는 회사 시스템 서비스는 중국 SNS에서 1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눈길을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족에게 숨기고 싶은 실업자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실업자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서비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직이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아라”, “과도한 거짓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하는 척하는’ 행위는 오히려 고립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는 사람들에게 성공하라는 압력을 많이 가하고 젊은 성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설정한다”면서 “일자리를 잃는 갑작스러운 충격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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