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용기백배 싸우라’ 러 파병군에 편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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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숨진 북한군 소지품서 발견
지휘관이 읽은 것 받아적은 듯”

뉴시스
“새해에도 간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 (중략)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라오.”

전사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병사의 소지품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WP에 공개한 이 편지에서는 “해외 작전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용(용감하고 대담한) 우리 군대에게 새해를 맞이해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며 “가슴 아픈 희생과 값비싼 전투 승리의 희열도 체험하고 수많은 고귀한 전투경험들과 진정한 전우애, 조국애의 숭고한 감정도 느껴온 동무들”이라고 치하했다. 또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동무들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줄이 없는 흰색 종이 위에 푸른색 볼펜으로 쓴 1장짜리 한글 손편지로, 말미에 ‘김정은 2024. 12. 31’이라고 쓰여 있다. 신년을 맞아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공유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WP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나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불러주는 김정은의 메시지를 병사들이 듣고 기록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편지 이외에도 “투항하면 살려준다” “저항은 무의미하다” 등을 러시아어 발음으로 정리한 메모와 응급 치료법 책자, 위조된 러시아군 신분증 등도 소지품 속에서 발견됐다.

북한군 소지품과 전투태세를 분석해 볼 때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이 빠른 속도로 전투에 적응해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고 W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달리 북한군은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체포되지 않으려고 수류탄으로 자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WP는 최근 전투에선 북한군이 잘 모습을 보이질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작전을 수정하기 위한 움직임이거나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제외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러시아 파병#우크라전#김정은#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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