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통상전쟁]
상점 곳곳 ‘메이드 인 캐나다’ 팻말… 일부 주 정부는 美주류 판매 중단
트뤼도 “6·25참전 동맹이…” 비판, NBA 등 美국가 연주에 야유도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총리가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회의에 “캐나다는 (미국의) 매물이 아니다”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오타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로 반미(反美) 감정이 고조된 캐나다에서 미국산 제품의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포함해 주요 정치인이 한목소리로 “미국이 촉발한 통상전쟁에 전 국민이 함께 맞서자”고 촉구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나다에서 국산품 소비를 장려하는 ‘바이 캐나디안(Buy Canadian·캐나다산 물건을 사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곳곳의 상점에는 국산품임을 강조하는 ‘메이드 인 캐나다(Made in Canada)’ 팻말이 등장한 모습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국산품에는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나뭇잎 모양 스티커를 붙이자”는 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캐나다산 삽시다”… 매장서 치워지는 미국산 잭대니얼스 위스키
2일(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상점에서 직원이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잭대니얼스 위스키를 치우고 있다. 아래에 “(미국산 위스키 대신) 캐나다 상품을 사라”란 문구도 놓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전 캐나다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캐나다 전역에서는 미국 제품 불매 및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밴쿠버=AP 뉴시스미국산 위스키와 오렌지 주스 등 캐나다에서 인기가 많은 미국산 제품을 대체할 국산품의 목록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온타리오,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주요 주 정부는 미국산 주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트뤼도 총리 또한 2일 소셜미디어 ‘X’에 “지금은 캐나다에서 만든 물건을 쓸 때”라며 “원산지 표기를 꼭 확인해서 국산품을 쓰자. 국민 여러분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미 감정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캐나다에 거듭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에게도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라며 모욕을 안겼던 터라 이 와중에 더해진 고율 관세로 캐나다인의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로 “캐나다는 (미국의) 매물이 아니다(Canada is not for sale)”라고 적힌 모자도 인기를 얻고 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주총리 또한 최근 해당 모자를 착용하고 관세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주말인 1, 2일 캐나다 곳곳에서 열린 프로농구와 아이스하키 경기에서는 미국 국가가 재생되자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는 농구, 아이스하키, 야구, 축구 등에서 통합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팀이 경기를 치를 땐 양국 국가가 모두 연주된다.
트뤼도 총리는 1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가 미국의 핵심 동맹이라는 점을 잊고 있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등에 참전했다며 “우리는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부터 한반도 산맥까지 주요 전장(戰場)에서 (미국과) 생사를 함께한 동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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