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美, ICBM 개발 중단 등
비핵화보다 美본토 위협 해소 우선
北 수용땐 핵 군축-제재 해제 교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계해 (‘스몰 딜’을 조건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무기 공급 중단을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사진)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CSIS 주최로 열린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미국 동맹 및 파트너’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천명했지만 실질적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만 해소되면 러시아 파병과 무기 지원 중단을 조건으로 스몰 딜(핵군축과 대북 제재 해제 교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과거(트럼프 1기 때)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이번엔 새로운 틀에서 접근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적으로는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북한에 적용해 핵무기 및 ICBM 위협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는 한국, 일본과 달리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개발 중단 등을 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스몰 딜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등에서 ‘북한 비핵화’를 공식화했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고, “김 위원장과 다시 접촉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대북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국의 대미 외교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차 석좌는 “다른 나라들의 대미 협상을 보는 한국은 마치 사탕가게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지켜보는 어린아이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 대화와 관련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거론했다. 트럼프 1기였던 2019년 당시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힌 것처럼 현재 민주당도 북-미 대화와 관련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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