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89)이 한때 호흡곤란을 겪는 등 병세가 “위중하다(critical)”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이 14일 기관지염이 악화해 입원한 뒤 교황청이 위중하다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이다. 다만 교황의 자진 사임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교황청은 성명서를 통해 22일(현지 시간) 오전 교황이 천식 등으로 호흡이 불안정해 고용량의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혈액 검사 결과 빈혈과 관련된 혈소판 감소증이 발견돼 수혈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은 “교황이 전날보다 더 고통이 심한 상태지만, 여전히 의식이 있고 안락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냈다”며 “현재로서는 예후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했다.
성명서에서는 교황이 입원한 뒤 처음으로 “위중하다”는 표현을 사용해 교황 건강이 위중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교황은 기관지염을 앓다가 상태가 악화해 14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교황은 20대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한 병력이 있다. 그 때문에 겨울마다 크고 작은 기관지 질환을 앓아왔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교황에게 가장 위험한 상황은 폐렴이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병원 소견에 따르면 아직 패혈증 조짐은 없으나, 수혈을 받았다는 것은 혈액 감염 등이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제멜리 종합병원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21일 “호흡기 문제와 고령이라 폐렴이 낫기가 쉽지 않다”며 “교황은 자신이 위험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바티칸은 교황이 자진 사임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22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근거 없는 추측이며 지금은 교황의 건강과 회복, 바티칸으로의 복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교황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거한다면 장례를 치르고 공식 애도 기간을 거치게 된다. 사후 15~20일 사이에 베드로 대성당 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80세 이하 추기경들이 참석하는 ‘콘클라베’를 열고 차기 교황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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