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가 막대한 세금 내…현명하게 써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3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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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우회 비판

“아무런 잘못도 없이 삶에서 불리한 처지를 겪는 많은 사람들을 잘 돌봐야 한다. 그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95)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세금을) 현명하게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 것. 오랜 민주당 지지자였던 그가 지난달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이후 연방 정부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예산 삭감과 공무원 감축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2일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가 286억 달러(약 41조 원)의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미국 정부가 어느 기업으로부터도 받아 본 적 없는 막대한 법인세”라며 “미국 전체 기업이 낸 금액의 약 5%”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시장 가치가 수조 달러에 이르는 거대 기술 기업들보다도 (버크셔가 낸 세금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대형 기술 기업들을 겨냥한 비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정부를 ‘엉클 샘(Uncle Sam)’으로 지칭하며 “샘, 언젠가 버크셔 조카들은 2024년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길 희망할 것”이라며 “그것을 현명하게 써 달라”고 촉구했다.《.이를 두고 그가 오랜 신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민주당의 열렬한 후원자로 나서며 ‘비공식 경제 고문’ 역할을 해왔던 버핏은 최근 정치적 의견 표명을 자제해 왔다. 회사와 주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공개된 지난해 4분기(10~12월) 재무보고서에서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0분기째 늘어난 3342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각했다. 이날 버핏은 서한에서 “현금성 자산을 우량 기업의 소유보다 선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이 왜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버핏#버크셔해서웨이#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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