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치유” 사이비 빠진 부모, 당뇨 8세 딸에 인슐린 끊어 숨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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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2월 27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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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주 ABC 캡쳐
사진=호주 ABC 캡쳐
호주에서 그릇된 종교적인 믿음으로 당뇨병에 걸린 8세 딸에게 인슐린 투약을 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부모가 징역 1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CNN 보도에 따르면 호주 법원은 26일(현지시간) 8세 소녀 엘리자베스 스트루스의 부친 제이슨 스트루스와 모친 케리 스트루스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14년형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의 딸 엘리자베스는 2019년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엘리자베스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인슐린 주사를 반드시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부모는 의료 치료를 거부하고 신의 치유를 믿는 사이비 종교 단체 ‘더 세인츠’의 신도였고, 자녀에게 필요한 치료 대신 기도와 찬송을 통해 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믿었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2022년 1월 호주 브리즈번 서쪽에 위치한 자택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사망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혈당과 케톤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엘리자베스는 고통 속에서 의식 상실과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리다 결국 사망했다. 엘리자베스의 상태가 악화되는 동안에도 신도들은 기도와 찬송을 하며 회복을 기다릴 뿐이었다. 심지어 엘리자베스가 사망한 후에도 부모는 36시간 동안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호주 검찰은 엘리자베스가 제대로 된 의료적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판단했고, 법원은 부모의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이 외에도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 브렌던 스티븐스는 13년형, 더 세인츠 신도 11명은 각각 6~9년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더 세인츠’는 호주 내에서 공식적인 교회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종교 단체로, 법정에서는 이 단체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이교도의 날로 간주하고, 극단적인 신념을 강요한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호주#당뇨병#사이비#종교#인슐린#과실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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