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친구가 쓰러지면 ‘응급처치’ 한다…흔들고 깨물어 기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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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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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다른 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 입 주변을 물어뜯거나 혀를 잡아당기는 행동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쥐의 ‘응급조치’ 행동을 분석한 실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마취제를 투여해 의식을 잃은 쥐와 정상적인 쥐(이하 ‘활동 쥐’)를 한 공간에 두고 관찰했다. 실험 결과, 활동 쥐는 먼저 마취된 쥐의 냄새를 맡고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취된 쥐가 계속 움직이지 않자, 활동 쥐는 입 주변을 물어뜯고 혀를 잡아당기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움직임이 마치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려는 응급처치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활동 쥐들은 연구진이 마취된 쥐의 입에 넣어둔 이물질을 약 80% 제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였다.

유튜브 채널 @IFLScience 갈무리
유튜브 채널 @IFLScience 갈무리
이러한 응급조치는 실제로 마취된 쥐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처치를 받은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빠르게 의식을 되찾았다.

연구진은 쥐의 응급처치 행동이 상대가 깨어 있거나 잠들어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의식을 회복하면 즉시 멈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친숙한 개체일수록 응급처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험 시간 13분 중 활동 쥐는 47%의 시간을 의식이 없는 쥐와 상호작용하는 데 사용했다. 반면, 의식이 있는 다른 쥐와의 상호작용 시간은 5.8%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동료를 돕는 활동 쥐의 행동 동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시사한다”며 “의식을 잃거나 고통을 겪는 동료 구성원을 돕는 행위가 많은 동물종에 퍼져있는 ‘타고난’ 사회적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쥐#응급조치#응급처치#구조활동#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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