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당시 총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피해자가 26년간 고통을 겪다 결국 총상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관할 당국은 이를 총격에 의한 타살로 결론내면서, 해당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기존 13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13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컬럼바인 총격 피해자 앤 마리 호크할터가 43세를 일기로 지난달 16일 숨졌다. 이날 재퍼슨카운티 검시 사무소는 부검 보고서를 통해 호크할터는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검시 사무소는 총격으로 인한 신체 마비와 합병증이 사망에 중대 요인으로 보고했다. 이를 토대로 법의학자는 보고서에 사망 원인을 타살로 결론지었고, 관할 당국 또한 해당 보고 결과를 그대로 인용했다.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은 1999년 4월에는 콜로라도주 리틀턴 컬럼바인 고교에서 재학생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리볼드가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숨지게 하고 자신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호크할터가 타살로 보고되면서 사망 피해자가 추가로 집계됐다.
호크할터는 총격 사건 당시 17세로 점심을 먹던 중 가슴과 등에 총상을 입어 허리 아래 하반신이 마비됐다. 척수 손상으로 인한 극심한 신경통 등 평생 만성 통증을 앓았다. 클라리넷 연주자가 되겠다는 꿈도 포기했다.
총격 사건은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큰 심리적 충격을 안겼다. 호크할터의 어머니는 컬럼바인 총격 사건으로 딸이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해 깊은 죄책감과 고통을 느낀 끝에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호크할터는 신앙 생활을 이어갔고, 다른 총상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에도 활발히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총격범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가 2016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내자 그에게 편지를 보내 “원망은 독약을 삼키는 것처럼 나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는 일”이라며 “나는 당신을 용서하며 잘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부고 소식은 지난달 지역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가족 수 타운센드는 지난달 17일 덴버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호크할터는 심한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삶의 옹호자이자 장애인 커뮤니티에서 자신만큼 강하지 않던 사람들을 위한 옹호자였다”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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