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목련 나무. 제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취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첼 잭슨 여사를 기리기 위해 1829년 심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뜰에 있는 200년 된 ‘잭슨 목련 나무’를 안전상의 이유로 베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잭슨 제7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때 한국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묘목을 안산 단원고에 전달한 바 있다. 봄마다 피어나는 목련의 꽃말은 ‘부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잭슨 대통령이 심은 목련 나무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백악관 입구에서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끝이 있듯이 나무를 이제 제거해야 한다. 다음 주 중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재는 백악관 직원들이 보존해서 다른 고귀하고 중요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의 상징으로 여겨진 이 목련 나무는 잭슨 전 대통령(1767~1845)이 취임한 1829년 심었다. 아내 레이첼 잭슨 여사가 취임을 몇 달 앞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자 기리기 위해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 사저에서 씨앗을 가져다가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나무가 목련이었다.
나무는 이후 백악관을 거친 많은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사랑받았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1884~1972), 재클린 케네디 여사(1929~1994)가 특히 이 목련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방한 때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자 이 나무의 가지 묘목을 선물했다.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또 봄마다 새로 피어나는 부활을 의미한다”는 뜻에서다.
이 나무는 1994년 백악관 경내에 경비행기가 추락했던 ‘세스나기 사건’ 때 밑동이 크게 손상을 입었다. 이후 상태가 나빠져 지지대에 의존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였던 2017년 멜라니아 여사가 국립수목원과 상의해 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위험한 가지를 대대적으로 잘라내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은 2006년 이 나무를 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증인 나무’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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