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61)가 비밀리에 전기차 스타트업인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 투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이조스는 세계 1위 전기차 판매 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며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54)와 오랜 앙숙이다. 두 사람은 각각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를 설립해 우주 산업에서도 경쟁해 왔다. 이들의 경쟁이 전기차 산업으로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8일(현지 시간) 베이조스가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슬레이트 오토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의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리빌드매뉴팩처링’이라는 기업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했다. 리빌드매뉴팩처링은 베이조스와 제프 윌키 전 아마존 글로벌 소비자 부문 CEO가 공동 창업했다.
그간 슬레이트 오토는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 조용히 운영돼 왔다. 하지만 포드, 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 할리데이비슨 등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영입해왔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또 회사는 내년까지 2만 5000달러(약 3700만 원)에 판매할 수 있는 2인승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피커와 차량 내부 스위치, USB 포트까지 전부 주문 제작해 맞춤 차량을 제작해 판매하겠단 전략이다.
슬레이트 오토는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 첫 펀딩에서만 1억 1000만 달러(약 1632억 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이 때 총 16명이 회사에 투자했는데 베이조스가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베이조스 가족의 자산관리사인 멜린다 루이슨이라는 인물이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소식통은 테크크런치에 베이조스가 회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슬레이트 오토가 전기차 생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베이조스는 9일 블룸버그인덱스 기준 자산 1920억 달러(약 284조 9660억 원)로 전 세계 부호 순위 2위, 머스크는 2900억 달러(약 430조 4180억 원)로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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