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돌연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국채 매도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라가며 시장이 패닉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며 “어젯밤에 보니 사람들이 조금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선을 좀 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세를 유예하기로 한 데에 국채 시장 불안정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유예 조치는 관세 부과를 위한 과정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은 (시장이) 꽤 침울해보였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또 “벽을 무슨 일이 있어도 뚫고 나가려면 때로는 벽 아래로, 벽 주위로, 벽 위로 넘어갈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채 매도 사태에 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미국을 강하게 공격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처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사 미국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 가이 세칼라 회장은 CNBC에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것은 미 시장에 커다란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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