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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이후 수영이 금지됐던 프랑스 파리의 센강이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오는 7월부터 지정된 구간에서 일반인도 자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14일(현지시각) 프랑스 24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오는 7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 센강 일부 구역에 일반인 대상 수영장을 개장한다고 밝혔다.
수영이 허용되는 구역은 모두 세 곳이다. 4구 생루이 섬 맞은편의 마리 지류, 12구의 베르시 강변, 15구의 그르넬 항구 인근이다. 이외 구간에서는 여전히 수영이 금지된다.
파리시는 이들 구역의 수질 상태를 매일 점검해 운영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수영이 허용되면 구조요원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밝혔다.
수용 인원은 구역마다 다르다. 마리 지류는 최대 150명, 베르시는 수영 구역 2곳과 선탠 공간을 포함해 최대 70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그르넬 수영장은 수심이 얕은 어린이용 공간으로, 최대 15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다.
센강에서 수영이 금지된 건 1923년이다. 당시 시 당국은 오염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수영을 금지했고, 이후 1세기 가까이 시민들은 강을 ‘볼 수는 있지만, 들어갈 수는 없는 공간’으로 여겨야 했다.
이번 수영장 개방의 배경에는 2024 파리올림픽이 있다. 파리시는 대회를 앞두고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한 대규모 정화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하수 처리시설을 현대화하고, 오폐수 저장탱크를 설치하는 데 약 14억 유로(약 2조 1800억 원)가 투입됐다.
그 결과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는 센강에서 트라이애슬론(남녀 개인전, 혼성 릴레이),마라톤 수영,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등 경기가 열렸다.
다만 대회 기간에도 수질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센강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복통이나 설사 등 이상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채취된 샘플에선 배설물 지표인 장구균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시는 센강의 일상적 회복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올여름부터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100년 만에 센강에서 수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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