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화장실 가고 부기장 실신…獨여객기 아찔한 ‘무인비행’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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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19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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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GPT가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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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객기가 약 10분간 조종사 없이 비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자동조종장치가 작동 중이었기에 대형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스페인 항공 사고 조사기관 CIAIAC가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독일 루프트한자 소속 여객기가 약 10분간 무인 상태로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지난해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향하던 에어버스 A321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기내에는 승객 199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해 있었다.

당시 40대였던 기장은 착륙 30분 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조종실에는 30대 부기장만 남았다. 기장은 “당시 부기장이 정신이 또렷했고, 외견상 이상 없어 보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뒤, 부기장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었다. 고도가 유지된 채 조종석이 텅 빈 상황이 됐다. 여객기는 약 10분 동안 완전히 무인 상태로 비행했다. 다행히 자동 조종 장치가 작동 중이었다.

기장은 복귀 후 조종실 문을 열기 위해 보안 코드를 다섯 차례나 입력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조종실 내 부기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답도 움직임도 전혀 없었다.

조종실은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강제로 열 수 없었다. 결국 기장은 비상 접근 코드를 입력해 조종실 진입을 시도했다. 그 순간, 의식을 되찾은 부기장이 내부에서 수동으로 문을 열었다. 기장은 재빨리 조종석으로 들어갔다.

부기장은 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를 확인한 기장은 객실 승무원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마침 기내에 탑승 중이던 의사 승객이 응급처치를 시행했고, “심장 질환 가능성”이라는 초기 소견을 내놨다. 부기장은 “언제 의식을 잃었는지 기억이 없으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기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판단하고, 원래 목적지였던 세비야 대신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으로 항로를 변경해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 항공기는 무사히 착륙했고, 부기장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루프트한자 측은 독일 DPA통신에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사 비행 안전 부서에서도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종사#비행기#기장#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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