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아서/뉴시스
중국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국제선 항공편에서 아기 다리에 생긴 벌레 물림 자국 때문에 온 가족이 탑승을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일은 이달 초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가는 영국 국적 항공편 탑승 과정에 벌어졌다.
이중 국적인 조너선 아서(34)와 아내 순선(35)은 아들 조셉(1)과 함께 영국 가족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탑승 직전, 아들의 팔과 다리, 등에서 붉은 자국 4개를 발견한 부부는 항공사 직원에게 발진에 바를 연고를 살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물었다.
부부는 만약을 대비해 온라인 원격 진료를 통해 “단순 벌레 물림” 진단을 이미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게이트 직원은 발진이 땅콩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다며 공항 의료팀(medical team)에 연락을 취했다. 항공사 자체 의료 상담팀(medical advice line)에도 전화를 걸었다.
부부는 “우리가 묵은 곳에 빈대가 있었거나 모기가 많았을 수도 있다. 기저귀가 비벼지면서 열 때문에 더 붉게 보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은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탑승을 막았다.
결국 부부는 공항 의료진으로부터 벌레 물림용 크림을 받아 아이의 피부에 발랐고, 10분 만에 발진은 가라앉았다. 공항 의료진도 “비행에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공사 의료 자문팀과 전화통화 한 직원은 그 말을 뒤집었다. 직원은 비행 적합 확인서(Fit to Fly) 없이는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조너선은 “항공사는 그냥 우리는 못 탄다며 사건 번호와 연락처만 남기고 끝냈다”며 “크림을 바른 후 이미 물린 자국이 가라앉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이 가족을 게이트에서 멀리 데려갔다며 “마치 범죄자처럼 느껴졌다. 뭔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대우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이 아닌 누군가와의 전화 통화만으로 발진을 보지도 않은 채 진단을 내리고 탑승을 거부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비행 2주 전 4000달러(약 550만 원)를 주고 항공권을 구매한 조너선은 항공사와 예약 대행사를 통해 환불을 요청했다.
항공사 측 대변인은 우리는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문 의료 자문을 통해 판단한다”며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였고, 고객이 실망한 점은 이해하지만 승객의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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