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내달 1일부터 50% 관세 부과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4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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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 진전없어 적자 용납 못해”
애플엔 “생산시설 美 안옮기면 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유럽연합(EU)에 6월 1일부터 곧바로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EU와 진행한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對)EU 상호관세(2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설립된 EU는 협상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라며 “이들은 강력한 무역장벽, 부가가치세(VAT), 터무니없는 기업 처벌, 비관세 무역장벽, 통화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을 사용해 미국은 EU와의 무역에서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 원)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EU와의 교역에서 2356억 달러(약 324조 원)의 무역적자를 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수치를 잘못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EU의 관세 협상은 현재 교착 상태다. 미국은 EU의 관세 양보가 선행돼야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에 EU는 미국이 10%의 기본관세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못박은 데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자국 테크기업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 폐지 요구를 EU가 수용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협상단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EU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에게 협상 성과가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을 23일 전달하기로 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은 두 사람이 통화하기 몇 시간 전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들은 미국이 기본 관세를 고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중국 이외 국가들에 대해선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함에 따라 EU는 7월 8일까지 기본관세 10%만 적용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보다 한 달가량 이른 다음 달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애플에 대해서도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최소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애플#EU#생산시설#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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