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막내까지…팔레스타인 의사 가족 참사
AP 뉴시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자녀 9명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25일 BBC,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알라 알 나자르(38)는 평소처럼 남부 나세르 병원에 출근했다. 그의 자녀 10명은 모두 집에 있었다.
그날 오후, 이스라엘 공습으로 병원에 어린이들의 시신이 실려 왔다. 모두 나자르의 자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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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대부분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생후 7개월 된 아이부터 12살까지, 자녀 10명 중 9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가 제공한 영상에는 1살도 안 된 막내 아이의 작고 새까맣게 탄 시신이 봉지 안에 지퍼로 밀봉된 모습이 담겼다.
나자르의 남편 함디도 크게 다쳤다. 그는 공습 직전 아내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때 첫 번째 미사일이 집을 강타했다. 함디가 아이들을 구하러 집 안으로 들어간 그 순간, 두 번째 폭격이 떨어졌다. 자식 중 유일하게 생존한 11살 아들과 남편은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나자르는 자녀들을 잃고, 남편이 위중한 상태에서도 병원 근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오가며 환자를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부 국장 무니르 알 바르쉬는 “이곳 의료진이 견뎌야 할 현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의료진도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5만 명 이상이 숨졌다. 이 중 1만 6000여 명은 어린이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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