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스포츠 재편” 노리는 중국
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격투기 대회가 열렸다. 키 130cm에 헤드기어와 글로브를 착용한 로봇들은 ‘어퍼컷’과 ‘훅’을 날리고 발차기를 주고받으며 진짜처럼 싸웠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중국 중앙방송총국(CMG)이 주최한 ‘CMG 세계 로봇 대회·시리즈전’이 열렸다. 이 대회는 관영 중앙방송(CC-TV)을 통해 생중계됐다.
대회에는 네 팀이 참가해 토너먼트로 결투를 벌였다. 경기는 2분씩 총 3라운드로 진행됐다.
로봇 선수들은 두 대씩 링 위에 올라 실제 사람처럼 경기를 벌였다. 유효타는 부위에 따라 1~3점을 얻고, 다운되면 5점이 감점된다. 8초 내 일어나지 못하면 10점이 깎여 라운드가 끝난다.
“균형 잡고 일어나고…사람 같은 움직임”
이번 대회에 주목할 점은 로봇의 유연성과 균형감각이다. 몸통을 차거나 밀어도 쓰러지지 않기 위해 한 발로 버티며 균형을 잡았다. 넘어지더라도 2~3초 안에 자세를 잡고 벌떡 일어났다.
격투 기술의 복잡한 동작은 영화 제작에 사용하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했다. 8세트의 기초 격투 동작과 스트레이트 펀치, 어퍼컷, 니킥, 발차기 등의 기술을 입력했다.
0.3초 만에 공격과 방어를 결정하도록 개발했으며, 92%의 타격 정확도와 4초 만에 자율회복을 완료할 수 있는 수준을 보였다.
기술력이 상당히 향상됐음에도 로봇들의 ‘허당 매력’이 곳곳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균형 잡기에 실패해 다리가 180도 벌어진 채 쓰러지거나 상대 로봇이 이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심판이나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번 시합에 쓰인 유니트리의 G1 모델은 9만9000위안(1888만 원)에 기본형을 시판 중이다.
중국은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난달 19일 베이징에서는 휴머노이드 21대가 참가한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오는 8월 마루운동과 축구, 댄스 등을 겨루는 로봇 체육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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