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차남, 해외 부동산 사업 활발
멜라니아, 홍보물 제작 380억 벌어
NYT “지지층서도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그와 가족들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투자 유치 등의 명목으로 큰돈을 벌고, 이에 대한 우려가 지지층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전면에서 ‘대통령 가족 카드’를 활용하고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이들은 가족 기업 ‘트럼프그룹’을 이끌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외 부동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동 산유국 등으로부터 다양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비 50만 달러(약 7억 원)에 이르는 고액 사교클럽을 만들고 이름을 대놓고 ‘행정부(Executive Branch)’로 짓기도 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부터 홍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대가로 2800만 달러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최근 중동 순방에서 카타르로부터 2억 달러에 이르는 항공기를 선물 받았다. 그가 발행한 암호화폐 ‘$TRUMP’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최소 3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암호화폐 분석 회사인 체이널리시스는 전했다. 앞서 3월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이 전년 대비 12억 달러 늘어난 51억 달러라고 집계했다.
NYT는 “과거였다면 엄청난 정치적 공방과 생중계 청문회, 공식적 조사를 초래했을 법한 돈벌이가 의회와 대중에게서 용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은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적용 대상에서 면제된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이 적극적인 돈벌이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대통령에게는 이해충돌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도 최근 “무슨 짓을 해도 공격받는다면 우린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NYT는 ‘카타르 항공기 선물’을 계기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14∼15일 이뤄진 하버드 캡스-해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2%가 해당 선물에 대해 “윤리적으로 우려된다”고 답했다. 폭스뉴스 출신의 보수 언론인이며 친트럼프 성향으로 유명한 터커 칼슨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트럼프그룹의 중동 사업을 언급하며 “부패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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