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폭발 사고로 일부 파손된 미국 난임클리닉.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테러 사건의 공범이 붙잡혔다. 체포된 인물은 한국계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으로, 극단적 반(反)출생주의 이념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 검찰청은 폴란드에서 붙잡힌 대니얼 종연 박 씨(32)가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송환된 뒤 체포 및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17일 발생했다. 용의자 에드워드 바트커스는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팜스프링스에 위치한 난임 클리닉 센터 앞에 세워두고 폭발시켰다. 바트커스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클리닉 건물 일부도 파손됐다.
박 씨는 차량 폭발 테러를 일으킨 바트커스에게 폭발물 제조에 쓰이는 질산암모늄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바트커스에게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80파운드(약 81㎏), 90파운드(약 40㎏)의 질산암모늄을 배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박 씨와 바트커스는 모든 생명은 자연의 일탈이며, 출생은 비도덕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반출생주의에 동조하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챗봇 등을 통해 폭발물 제조법을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2주 전부터 두 사람은 바트커스의 부모 집에 머물며 차고에서 실험을 진행하는 등 범행을 계획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이 해당 차고를 수색한 결과, 범죄 계획이 담긴 노트와 사용되지 않은 화학 물질이 발견됐다.
박 씨는 바트커스가 차량 테러에서 자폭해 사망한 뒤 폴란드로 도주했다.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폴란드 정부에 박 씨의 송환을 요청했고, 박 씨는 지난달 30일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워싱턴주 출신인 박 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반출생주의와 ‘데스 컬트(Death cult·죽음을 숭배하는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박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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