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액체로 녹여 하수도로…英 ‘수장’ 공식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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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12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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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분해로 폐수 처리하고 유골은 갈아 유족에게
탄소배출 없어 친환경…“변기물 섞이나” 저항감도

ⓒ뉴시스
시신을 고온의 알칼리성 물에 녹여 폐수로 처리하는 ‘수장(water cremation)’ 방식이 영국에서 공식 장례 절차로 도입될지 주목된다.

10일 더 선(The Su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법률위원회는 수화장(水化葬)을 포함한 새로운 장례 방식 도입을 위해 관련 법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물 화장은 시신을 섭씨 160도의 알칼리성 물에 담가 수 시간 동안 분해하는 방식이다. 조직은 완전히 액체화돼 폐수로 처리되며, 남은 뼈는 유골로 갈아 유족에게 전달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폐수에는 DNA나 조직 잔여물이 남지 않으며, 색은 차나 맥주처럼 갈색을 띤다. 인공 관절 같은 금속 부품은 따로 남는다. 이 방식은 현재 미국 30개 주와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일랜드 등에서는 이미 도입돼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비용이 지역에 따라 1500~5000달러(약 205만 원~686만 원)로, 일반 화장과 비슷하다.

물 화장은 친환경 장례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 화장은 시신 1구당 약 535파운드(약 243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물 화장은 탄소량이 훨씬 적고 에너지 소비도 낮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영국 한 대학교의 폐수 전문가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변기 물과 섞어버리는 느낌을 받아 거부감을 느낀다”며 문화적 저항감을 설명했다.

영국의 대표 장례 기업 ‘코옵 퓨너럴케어(Co-op Funeralcare)’는 2023년 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규제가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폐수 처리 방식에 대한 법적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제도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영국#장례#수장#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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