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유니버셜이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플랫폼 미드저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드저니가 생성해낸 이미지
디즈니와 유니버설이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플랫폼 미드저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AI 회사를 상대로 처음 소송을 제기한 만큼 저작권 논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미드저니는 원고의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디즈니와 유니버설의 유명 캐릭터를 노골적으로 포함 및 복사한 이미지를 배포하면서 제작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전형적인 저작권 무임승차”라며 “자사 소프트웨어를 훈련시키기 위해 수많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드저니가 자사 작품을 복제하거나 이미지·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명령도 신청했다.
110페이지 분량의 소장에는 스타워즈 캐릭터, 심슨, 슈렉, 인어공주, 월-E, 미니언 등 디즈니·유니버설 캐릭터와 유사한 미드저니의 AI 생성 이미지가 150개 이상 첨부됐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각각 지난해와 지난달 미드저니에 이 같은 AI 이미지 생성을 중단하라고 통지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는 미드저니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으나, 소장에는 구체적인 금액이 기재되지 않았다. CNN은 디즈니와 유니버설이 승소할 경우, 손해배상액이 2000만 달러(약 270억 원)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적절한 저작권 보호 조치 없이 향후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디즈니의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법률 및 규정 준수 책임자인 호라시오 구티에레스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AI 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증진하는 도구로서 책임감 있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저작권 침해는 저작권 침해이며, AI 회사가 저작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가 덜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22년 출시된 미드저니는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데이트로 소프트웨어를 학습시켜 이미지를 생산해 낸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은 주로 허가 없이 수집된다.
이 때문에 예술가, 작가, 음악가, 배우 등 업계 종사자들은 자신의 작품이나 초상이 생성 AI를 학습하는 데 사용돼 결국 자신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21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미드저니가 지난해에만 3억 달러(약 41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추정한다.
할리우드 외의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AI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2023년 말 NYT는 챗GPT 제작사인 오픈AI와 오픈AI의 지분 49%를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자사 기사를 무단 사용·복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유니버설 뮤직 그룹 레코딩스, 워너 레코드도 지난해 6월 음원 무단 복제를 이유로 작곡 AI 수노, 유디오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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