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공지능(AI)이 업무 효율성을 높여 향후 몇 년 내 직원 수도 줄어들 것이다.”
17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권하며 이렇게 밝혔다. AI의 효율성이 갈수록 높아져 고용 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빅테크 기업들이 사회적 파장을 감안해 업무 효율성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려 온 만큼 이례적인 글이란 반응이 나온다. 미국 빅테크 선두주자인 아마존 CEO의 AI 업무 효율화 지침에 대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가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기업이 지금까지 내놓은 가장 냉혹한 논평 중 하나”라고 평했다.
이날 제시 CEO는 “우리가 더 많은 생성형 AI 도구와 에이전트를 도입함에 따라 우리의 업무수행 방식도 바뀔 것”이라며 “현재 수행 중인 업무의 인력은 줄고, 지금과는 다른 유형의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조건적인 인원 감축이 아닌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업무 효율화 방침도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존은 1000개가 넘는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이라며 아마존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사내 시스템도 AI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관리, 재무 등 모든 사업부에 걸쳐 여러 AI 업무 효율 도구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향후 몇달 안에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고용 규모가 큰 아마존은 경기 동향에 큰 영향을 받는 유통업체로 기술 수용성도 높다는 점에서 미국에서 고용 동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돼 왔다. 아마존은 전 세계에서 150만 명, 미국에서만 110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유통업체 월마트(미국 내 160만 명 고용)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고용주다.
WSJ는 최근 주요 기업들이 AI 도입을 감안해 직무와 직책을 통합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고용업체의 약 41%가 AI 기술 발전에 따라 인력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향후 1∼5년 안에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실업률을 최대 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미국 기술 분야 채용 중 약 25%가 AI 기술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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