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확산된 ‘레서판다 모닝콜’ 사진. 관심을 모은 이색 서비스였지만, 멸종위기종과의 밀접 접촉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샤오홍슈 갈무리
중국 충칭의 한 호텔이 레서판다를 객실로 보내 투숙객을 깨우는 이색 서비스를 운영하다 논란 끝에 결국 중단 조치됐다. 멸종위기 동물인 레서판다를 밀접하게 접촉시키는 방식이 부적절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 레서판다가 아침을 깨운다…논란 부른 ‘모닝콜 서비스’
18일 광명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레서판다 모닝콜’로 불린 이 서비스는 충칭시 융촨구의 한 호텔에서 운영됐다. 호텔 측은 인근 동물 테마파크와 협업해 ‘레서판다 모닝콜’을 제공했으며, 해당 서비스는 특정 테마룸 투숙객에 한해 예약제로 진행됐다.
호텔 측에 따르면 투입된 레서판다는 2세 된 성체였고, 1박 요금은 2000~3000위안(약 38~57만 원) 수준이었다.
SNS에는 어린이와 레서판다가 함께 침대에 앉아 있는 사진부터, 레서판다가 등을 내주며 사람의 손길을 받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색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지만, “동물을 소비 대상으로 삼았다”, “학대에 가까운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도 거셌다. ■ 멸종위기종과의 밀접 접촉… 결국 中 당국이 나서
SNS를 통해 확산된 ‘레서판다 모닝콜’ 사진. 관심을 모은 이색 서비스였지만, 멸종위기종과의 밀접 접촉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샤오홍슈 갈무리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레서판다가 겁이 많고 예민한 동물이라 낯선 사람과의 접촉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성을 보이거나 질병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충칭 당국은 17일 해당 호텔에 야생동물 밀접 접촉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레서판다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사이테스(CITES) 1급 대상이다. 중국에서도 국가급 보호 동물로 지정돼 있어, 판매·구매·이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과학 연구, 대중 전시·공연 등 특별한 사정에 한해서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객실에 직접 동물을 들여보내는 형태가 ‘전시 목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기준은 모호하다.
중국 테마파크연구소 소장은 “북미나 아프리카의 동물 테마 호텔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 분명한 물리적 거리와 안전 장치를 둔다”며 “야생동물이 객실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는 국제적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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