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연례 음악 축제 기간에 정체불명의 주삿바늘에 찔렸다는 신고가 100건 이상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부 피해자는 몸살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23일 더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건은 프랑스의 거리 음악축제 ‘페트 드 라 뮈지크’가 열린 지난 21일(현지시각)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갑작스런 통증을 느끼고 몸에서 주사 자국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에서 바늘에 찔린 피해 신고가 14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북동부 도시 메츠 지역의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18세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메츠 도심 곳곳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몰렸다. 메츠 시장은 “리그 1 승격 당시보다도 많았다”고 밝혔다.
일부 피해자는 독성 검사 등을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프랑스 보건부는 “약물 성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영국 매체 ‘더 선’에 “팔에 날카로운 감각이 느껴졌고, 주사기로 공격을 받았다는 걸 깨달았다. 언니와 친구들이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검사까지 몇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몸이 아프고 무섭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련 용의자 12명을 체포했다. 그중 일부는 실제 주사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일부 용의자는 피해 여성이 현장에서 지목해 붙잡혔다.
남서부 도시 앙굴렘에서는 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는데, 이들은 약 50명의 피해자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붙잡힌 용의자 중 한 명은 20세 남성으로 과거 폭력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
‘바늘 테러’는 유럽 전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범죄다. 2021~2022년 영국에서는 1000건이 넘는 유사 사례가 보고됐다. 프랑스에서도 2022년에만 수백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클럽, 콘서트, 극장 등 밀집 장소에서 피해가 잦다.
올해는 축제 직전 소셜미디어에 “여성 대상 약물 공격”을 암시하는 글이 퍼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축제 참석을 포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브리에 지역의 한 아버지는 “13살 딸이 틱톡에서 ‘어린 여자들을 찔러라’라는 메시지를 보고 무서워해, 결국 가족이 집에 머물렀다”고 증언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시민 불안감이 커져 신고가 과도하게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찔렸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단순 긁힘으로 밝혀진 오인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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