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중 갈등 속 시총 1위 탈환…“AI 시장 지배력 굳힌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26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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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기술 추격과 트럼프 수출 규제 불확실성 딛고 사상 최고 주가 기록
사우디·UAE와 대규모 계약 체결, 베라루빈 신칩 출시로 성장 가속 전망


엔비디아가 미중 무역갈등 속 사상 최고의 주가를 기록, 반전의 신호를 보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중국의 AI(인공지능) 기술 추격과 트럼프발 수출 통제로 눌려있던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4.33% 상승한 154.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시가총액 3조7700억 달러를 기록, 마이크로소프트(3조6600억 달러)를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향후 10년간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AI와 로보틱스 분야에 대해 “수조 달러 규모의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10년에 걸친 AI 인프라 구축의 시작점에 있고, 전 세계적으로 주권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축소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이들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AI 관련 투자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엔비디아의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인 마이크론은 5월 말 분기 매출 월가 예상치를 웃돈 9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AI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과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AI 모델을 내놓자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에 시가총액은 6000억 달러 감소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AI 칩 H20에 대해 새로운 판매 규제를 도입하면서 주가는 더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이 조치로 약 8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고, 45억 달러 규모의 재고 손실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칩 수출 제한 때문에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이 사실상 미국 산업에 닫혀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를 준수하면서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첨단 AI 칩 블랙웰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리서치 회사 퓨처럼그룹의 CEO 다니엘 뉴먼은 “엔비디아가 지금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이번주 랠리의 핵심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 하지만, 현재 최고의 기술 스택은 여전히 엔비디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MD 등 경쟁사들이 AI 칩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는 것도 “향후 시장 규모는 4년간 4000억 달러로 커질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매년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와 수십억 달러의 공급 및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맺는 등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최신 블렉웰 시스템에 이은 베라루빈 칩 출시를 준비 중이다.

테크인사이트 부사장 댄 허치슨은 “엔비디아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딥시크 관련 영향에서 회복 중”이라며 “두 요인으로 엔비디아는 과도하게 매도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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