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아스팔트 꺼졌다”…美 차량사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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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27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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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달군 뉴욕 롱아일랜드의 아스팔트 위, 버스가 버스에 빠져있다. ⓒ뉴시스
폭염이 달군 뉴욕 롱아일랜드의 아스팔트 위, 버스가 버스에 빠져있다. ⓒ뉴시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미국에서 도로가 갑자기 꺼지거나 솟구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고온에 달궈진 도로는 구조적으로 약해지거나 팽창해, 차량 통행 중 붕괴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버스가 도로 꿰뚫고 추락… 맨해튼선 소방차 바퀴 빠져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뉴욕 롱아일랜드에서는 버스 한 대가 지상 주차장 진입 중 도로를 뚫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기온은 화씨 99도(섭씨 약 37도)에 달했다.

버스의 뒷바퀴가 녹은 듯한 아스팔트에 빠지며 차량 전체가 기울었고, 앞부분은 공중에 들린 채로 멈춰 섰다. 다행히 사고 당시 버스 안에는 승객이 없었으며, 운전자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25일에는 맨해튼 도심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차 한 대의 바퀴가 도로에 박혔고, 주변 아스팔트는 마치 녹은 진흙처럼 움푹 꺼진 상태였다. 뉴욕시 교통국은 사고 원인을 ‘싱크홀(Sinkhole)’로 추정했다.

■도로가 솟아올라 차량 ‘튕겨’… 중서부서 ‘블로우업’ 현상

전문가들은 연일 지속되는 폭염이 도로 구조물 약화를 부추겼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강한 햇볕에 노출된 아스팔트 표면은 섭씨 82도까지 달아오를 수 있다”며 “고온에 부드러워진 도로는 차량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고, 지반 아래에 빈 공간이나 균열이 있을 경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NS 갈무리 @accuweather
SNS 갈무리 @accuweather

중서부 지역에서도 폭염에 따른 도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에서는 도로 표면이 갑자기 솟구치며 차량이 튕겨 오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을 목격한 운전자는 “순식간에 도로가 부풀어 오르더니 차가 튀어 올랐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블로우업(Blow-up)’이라 부른다. 고온에 노출된 도로 재료가 팽창하면서 내부 응력이 축적되고, 일정 한계를 넘으면 갑자기 구조가 솟구치는 것이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도로에서 주로 발생하며, 체감온도 40도 안팎에서 자주 나타난다.

■137년 만의 기록적 고온… ‘열돔’이 미국 덮쳤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Heat Dome)’ 현상을 지목했다. 열돔은 지표면이 고온 고압의 공기층에 갇혀 극심한 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이다.

폭염은 특히 도시 지역을 강타했다.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낮 기온은 섭씨 37.2도까지 솟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43도를 넘기기도 했다. 이는 137년 만에 기록된 6월 최고 기온이다.

#미국#폭염#도로#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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