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감세법안 또 비판… “완전히 미친 짓”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9일 09시 59분


코멘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달 초 해당 법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극한 갈등을 빚은 뒤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관계 회복을 시도했던 머스크가 다시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에 “최근 나온 상원의 법안 초안은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엄청난 전략적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그것은 과거의 산업들에 지원금을 주면서 미래 산업에는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해당 법안은 소득세율 인하 등 연말에 종료되는 트럼프 1기 감세법의 주요 조항을 연장하고, 국방비를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미국산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폐지하도록 했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대통령의 정책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940쪽 분량의 새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다음달 4일까지 통과시키라고 주문했으며, 상원은 이날 해당 법안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로 불릴 만큼 가까운 관계로 여겨졌다. 그는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백악관 특별 공무원으로 임용돼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맡아 연방정부 개혁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의 균열이 심화됐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역겹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달 5일에는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으로 수감됐다가 옥중에서 숨진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마약 중독 가능성을 거론하며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와 연방정부가 맺은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맞섰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달 11일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올린 몇몇 게시글을 후회한다. 너무 지나쳤다”며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최근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머스크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측 분쟁이 극에 달했던 이달 5일 하루에만 테슬라 주가가 14% 하락했으며, 시가총액 1520억 달러(약 208조 원)가 증발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갈등 봉합 신호를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상원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그의 발언이 법안 통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부르는 이번 법안을 비판하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트럼프#머스크#퍼스트버디#테슬라#감세법안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