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정자 기증’ 남용…네덜란드男, 자녀 50명에 연락 받아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30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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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부부를 돕기 위해 정자를 기증했던 네덜란드 남성이 의료기관의 규칙 위반으로 생물학적 자녀가 50명에 이르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난임 병원에 50여 차례 정자를 기증해 온 독신의 네덜란드 남성 니코 카위트(63)의 사연을 소개했다.

카위트는 정자 기증 이유에 대해 “다른 난임 부부를 돕기 위해 기증했으며,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생명을 위해 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증받은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을 온전히 자신의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하는 난임 부부들의 요청으로 기증 과정은 비밀리에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카위트는 2004년 병원으로부터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가 30명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현재 그는 50여 명의 자녀를 뒀으며 자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거의 매주 새로운 자녀의 연락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기증 당시 규정에 따르면 카위트의 정자로 태어난 자녀들은 만 15세가 되면 그에게 연락할 권리를 가진다.

이는 단일 기증자로 태어날 수 있는 아이 수를 25명으로 제한하는 네덜란드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카위트는 해당 병원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정자를 국내외로 무분별하게 판매한 것에 대해 “생명을 가지고 노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위트와 유사한 사례가 85명의 정자 기증자에게서 발생했으며 이 중 한 명은 100명이 넘는 자녀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 기증 아동 지원 단체인 스틴팅돈오르킨드의 티스 반 데르 메어 의장은 “가까운 친척 간 근친상간 및 유전병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정자 기증으로 출생하는 자녀 수에 제한을 두는 것”이라며 “동일한 생물학적 아버지를 가진 아이들은 종종 같은 재능, 관심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스포츠 클럽, 체스 클럽, 학교 등 같은 지역 공간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위험이 생각보다 크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정자 기증 남용은 인구가 1800만 명에 불과한 네덜란드에서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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