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에 사용된 이른바 ‘노트북 농장(laptop farm)’ 29곳을 적발하고 북한 국적자 4명을 기소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도용된 미국인 개인정보 80여 개를 이용해 100개 이상의 미국 IT 기업에 취업한 뒤 원격으로 근무하며 가상화폐나 군사정보 등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노트북 농장들은 16개 주에 산재해 있었고, 북한 노동자들은 불법 자금 세탁을 위해 금융계좌와 사기성 웹사이트들을 활용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금융계좌 29개와 웹사이트 21개에 대해서도 동결 조치했다.
특히 미국 내 조력자들이 노트북 원격 접속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등 노트북 공장을 운영하며 북한 노동자들의 원격 접속을 통한 취업과 활동을 도왔다. 미 법무부 관계자는 “북한 IT 인력은 미 군사기술, 가상화폐 등 민감 정보에 접근했고 어떤 경우엔 이를 훔쳤다”고 말했다.
범인 조력 혐의 등으로 기소된 뉴저지주 출신의 미국 국적자 왕전싱은 노트북 농장을 운영하며 해외 금융망을 연결해준 대가 등으로 총 69만6000달러(약 9억4000만 원)를 챙겼다. 피해 기업들은 컴퓨터 네트워크 복구 비용 등을 포함해 최소 300만 달러(약 40억6000만 원)의 손실을 봤는데, 이 중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도 포함돼 있다.
미 조지아주 북부 검찰청은 원격 취업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한 혐의 등으로 북한 국적자 4명을 기소하고 수배령을 내렸다. 이들은 2020∼2021년 아랍에미리트(UAE)에 거주하면서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개발 업체에 위장 취업해 총 91만5000달러(약 12억4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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