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위장취업·가상화폐 탈취 北 4명에 68억원 현상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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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암호화폐 절도 등으로 지난달 24일 기소한 북한인 4명의 수배자 얼굴.(출처: 폭스뉴스TV 화면 캡처) 2025.07.02.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암호화폐 절도 등으로 지난달 24일 기소한 북한인 4명의 수배자 얼굴.(출처: 폭스뉴스TV 화면 캡처) 2025.07.02.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국 블록체인 업체에 원격으로 위장 취업한 뒤 가상화폐를 빼돌린 북한인 4명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500만 달러(약 68억 원)의 보상금을 내걸었다.

1일(현지시간) FBI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찰은 지난달 24일 전신 사기·자금세탁 공모 등 혐의를 받는 북한 국적 20대 남성 4명에 대한 연방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신원을 공개했다.

수배된 김관진(27), 강태복(28), 정봉주(28), 창남일(26) 등 4명은 2022년 미국 블록체인 개발업체에 신분을 위조해 원격으로 취업한 뒤 총 91만 5000달러(약 12억4000만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자금 세탁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이 발급한 여행서류를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에 입국해 2020∼2021년 미국 애틀랜타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연구·개발 업체에 신분을 위장하고 원격으로 취업했다.

이들은 고용주의 신뢰를 얻으면서 가상화폐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뒤 소스 코드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총 91만 5000달러(약 12억 4000만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빼돌렸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 외에도 도용한 신원과 가짜 신분을 이용해 미국 내 100곳이 넘는 기업에 원격으로 취업한 북한 IT 노동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 대만 등에 거주하는 공범들의 지원을 받아 채용에 성공했으며, 군수 기술 등 민감 정보에 접근하거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 일부 미국인 공범들은 북한 인력을 위한 가짜 웹사이트와 위장 회사를 만들어주고, 이들이 미국 기업에서 제공한 노트북에 원격 접속할 수 있도록 ‘랩탑 팜(laptop farm)’을 운영하며 계획을 도왔다.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국 존 A. 아이젠버그 차관보는 “이러한 계획은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해 자금을 훔치고, 제재를 회피해 북한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 등 불법 활동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법무부는 사법당국, 민간 부문,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런 사이버 기반 수익 창출 네트워크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FBI 사이버 부서 브렛 리더먼 부국장은 “북한 IT 노동자들은 미국 기업을 속이고 미국 시민의 신원을 훔치면서 모두 북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며 “FBI는 인프라를 붕괴시키고, 수익을 압수하고, 해외 IT 인력을 기소하며, 미국 내 공범들을 체포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고 있다. 오늘 발표된 조치는 경고다. 북한을 위한 랩탑 팜을 운영한다면, 법 집행 당국이 당신을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FBI 방첩부 로만 로자브스키 부국장은 “북한은 여전히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미국 기업을 속이고 미국인의 신원을 악용하고 있으며, FBI도 이 거대한 캠페인을 반드시 저지하고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IT 노동자들은 미국 시민으로 가장해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수억 달러를 독재 정권에 송금했다”며 “FBI는 조국을 방어하고 미국인을 북한 정권의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며, 미국 기업들 또한 이 정교한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FBI#법무부#북한#가상화폐#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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