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에… 美대학,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우승기록 삭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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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토머스. 뉴시스.
리아 토머스. 뉴시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미국의 한 대학 수영선수의 기록이 삭제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2일(한국시간)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의 기록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생물학적 성별 기준의 스포츠 분리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 정책은 성별을 바꿨을 시 바꾼 성별로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꿔도 여성부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토머스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남성부 경기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후 2017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2019년부터 호르몬 치료를 받고 성별을 여성으로 바꿨다. 2021-2022시즌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의 기준을 충족하고 여성부 수영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자마자 토머스는 여러 차례 우승했다. 당시 여러 선수와 지도자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이 완전하게 사라진 게 아니라며 토머스의 우승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토머스는 “운동 경기에서 우승하고자 성전환한 게 아니라,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은 출생 시 여성인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도록 했다. 토머스는 2024년 국제수영연맹의 성별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으나 CAS는 이를 기각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토머스에게 진 여성 선수의 기록을 복원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홈페이지에서 토머스의 우승 기록도 삭제했다. 린다 맥마흔 미국 교육부 장관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과거 여성에게 끼친 해악을 바로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3월 트럼프 행정부는 토머스의 출전을 허가한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연방 지원금 1억7500만 달러(2376억 원)를 삭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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