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공항에서 한 남성이 여객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 숨지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자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활주로 진입 후 항공기 엔진으로…탑승객 160여 명은 무사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밀라노 동북부 베르가모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시 스페인 항공사 볼로테아의 에어버스 A319 여객기는 스페인 아스투리아스로 출발하기 위해 탑승을 마친 뒤 유도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다.
현지 경찰과 공항 당국에 따르면, 숨진 남성은 30대로, 공항 승객이나 직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공항 외부에서 차량을 버린 뒤, 보안 검색대를 무단으로 통과해 활주로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격자들은 그가 항공기 주변을 맴돌다가 좌측 엔진 쪽으로 달려들었으며, 이내 엔진에 빨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공항은 정오까지 약 1시간 40분 동안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154명과 승무원 6명은 모두 무사했으며, 공항 측은 심리적 충격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마약 이력 있는 30대 남성…동기·보안 허점 수사 중
경찰은 사망자가 과거 마약 중독 이력이 있으며 재활센터 입소 전력도 있는 3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 그가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은 공항 주차장에서 발견됐으며, 유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항 운영사 SACBO 측은 “이번 비극적인 사건은 공항 종사자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승객과 승무원 지원은 물론, 현장을 목격한 직원들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대응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활주로는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는 구역으로, 민간인이 침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현지 경찰과 공항 당국은 사망자가 어떻게 활주로에 진입할 수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