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트에 진열된 북한산 사과…북러 경제밀착 가속”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1일 0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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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어선 러 극동 수역에 몰려들어…北 업체 러에 상표 등록
북러 군사 밀착…“러 자금·기술로 北 무기 프로그램 가속화”

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대형마트 진열대에 오르고 북한 기업들이 러시아에 상표를 등록하는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채결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양국 간 경제 교류가 뿌리를 내렸다고 해석했다.

최근 수개월간 북한 어선이 러시아 극동 해안에 몰려들었고, 잼, 소시지, 맥주, 아코디언 등을 생산하는 북한 업체들은 러시아 지식재산권 당국에 상표 등록을 하며 러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는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1억 달러 규모 교량을 짓고 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연결하는 1만㎞ 철도 노선은 재개통을 앞뒀다.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 대학 총장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났고, 북한 운동선수들은 러시아에서 경기에 참여하고, 러시아 극단은 평양에서 공연을 펼쳤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북한 외무장관은 지난주 방북 기간 강원도 원산에 머물면서 김 위원장과 요트 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무조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추진을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밀착은 북한에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경제적 활로를, 러시아에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원과 서방의 압박에 맞설 수 있는 지렛대를 제공한다고 FT는 분석했다.

다만 그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의 지원이 북한의 광업과 농업 부문을 소생시키면서 러시아 경제에 진짜로 변화를 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드 연구원은 “농촌 기반 시설에 조금만 투자해도 북한인에게는 상당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과의 교역 확대가 러시아에 큰 이익이 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수출하는 대부분의 품목은 러시아 수입업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으며 러시아 기업들은 북한 내 사업 운영에 필요한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부족한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군사적 밀착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러시아 자금과 기술로 북한 무기 프로그램 진전이 가속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려면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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