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년 만에 재현된 밈 주식 열풍을 보도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밈 주식 열풍이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을 받은 종목들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2021년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단결해 주가를 끌어올렸던 게임스톱 사건에서 유례됐다.
이번에도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종목들이 급등세를 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시즌2의 주인공은 바뀌었다. 최근 밈 주식 열풍에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종목은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콜스다. 콜스는 22일 장이 열리자 전 거래일 대비 105% 폭등했다.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지만 37.6% 상승한 14.34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3월에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6% 감소할 전망이라는 회사의 발표가 나오자 주가가 1997년 이후 최저치인 6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과는 딴판이 상황이 갑자기 벌어졌다.
개미들이 주목한 것은 콜스의 공매도 물량이었다. 공매도는 헤지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이 남에게 주식을 빌려 이를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졌을 때 낮은 가격에 사들여 본래 주인에게 주식을 갚은 방식의 투자기법이다. 처음 주식을 빌렸을 때보다 싸게 사들여 차익만큼의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주가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공매도 세력들은 다급하게 다시 주식을 사들여 그나마 손실을 줄이려고 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숏 스퀴즈’라고 하는데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 등에 콜스의 숏 스퀴즈를 노려볼만하다는 글이 게시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콜스의 공매도 물량은 전체 거래 주식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공매도 물량이 21%에 달하는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도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헤지펀드 EMJ캐피털의 창업자 에릭 잭슨이 이달 14일 엑스(X) 계정 등에 오픈도어의 주가가 82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러한 글이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개미들은 연일 주식을 사들였다. 오픈도어 주가는 21일에만 42.7% 폭등했고, 최근 한 달로 따지면 500.0% 상승했다. 또한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인 퀀텀스페이스도 한 달 사이 225.4%, 양자컴퓨터 회사인 리게티 컴퓨팅은 43.0% 상승하며 밈 주식 강세를 보여줬다.
밈 주식 투자는 주가 상승기에 발생하고 있다. 2021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걱정한 각국 정부가 돈을 풀자 투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몰렸다. 이번에도 인공지능(AI) 기대감,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이 원인이 돼 뉴욕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나만 소외되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주식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밈 주식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 변동 폭이 커지면서 공매도 세력이 활개를 치는 것 또한 밈 주식이 유행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유행에 휩쓸려 투자하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스톱의 경우 2021년에는 주당 80달러선까지 올라갔지만 현재 주가는 24.26달러로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밈 주식으로 잘 나가던 오픈도어도 22일에는 10.3%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양자컴퓨팅 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 서학개미들의 유입이 많았던 리게티 컴퓨팅 등의 밈 주식은 등락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유행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인지 정말 기업의 성장 가치가 있는지 옥석 가리기를 통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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