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50.5 ‘살인더위’ vs 샌프란시스코 15도 ‘추운 여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8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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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등 폭염에 산불까지…기후변화로 지구촌 몸살

26일(현지 시간) 그리스 아테네 북서부 파르니타산 인근 크리오네리 마을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2025.07.27.크리오네리=AP/뉴시스

전 세계 여러 나라가 기록적 무더위와 산불, 이례적 추위 등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에선 폭염과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수천 명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는 평균 섭씨 15도의 ‘역대급 추운 여름’이 찾아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화석연료 부흥을 강조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 유명 관광지인 크레타섬과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의 메니시아, 키티라 섬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에겐 대피 경고 문자가 발송된 상태다.

그리스 등 동남부 유럽 지역 최고 기온이 7일 연속 40도를 넘겼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화재 위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화재 피해가 발생한 메니시아 지역은 이달 25일 최고 기온이 45.8도를 찍었다. 그리스 정부는 이에 11개 지역을 화재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고, 이 중 일부에서는 국가 경보 최고 단계인 ‘적색 5단계’를 발령했다. 또, 화재 진압을 위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지원을 요청했다.

튀르키예 역시 폭염과 산불 피해가 극심하다. 튀르키예 동남부 시느라크주는 50.5도로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고, 서부 부르사 지역에선 산불이 급속도로 번져 1700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23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카라뷔크주 차부슐라르 마을 인근 숲에서 산불이 맹렬히 타오르고 있다. 2025.07.24.차부슐라르=AP/뉴시스

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례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미 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지소는 이날 이 지역의 올해 6~7월 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공지했다. NWS는 “여름이 이렇게 추웠던 것은 시내는 198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지역은 1965년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여러 지역의 최고 기운 평균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26일(현지 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한 관중이 머플러를 두르고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세너제이 지역의 7월 평균 기온은 각각 15.2도, 19.7도였다. 이달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의 기온이 23.9도 이상 올라간 적은 한 차례뿐이었다. 올해 2월에는 이 지역의 온도가 3차례 23.9도를 넘어섰다. 올해 여름이 직전 겨울보다 더 추운 셈이다. 실제로 이 지역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추위에 머플러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달 다섯 차례 비가 내리며 2022년 7월 최다 강우일 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등 강수량 역시 이례적이다. 이달 이 지역 누적 강수량은 0.08인치(약 2㎜)로, 평년(0.01인치) 대비 8배 수준이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이 같은 저기온 현상에 대해 “기록적 추위는 아니지만 20~30년 만의 쌀쌀한 여름”이라고 전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평소 무더위를 몰고 오는 계절성 고기압이 평년보다 더 서쪽에 자리 잡아 상공에 저기압이 머무는 상황”이라며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에 지속적으로 구름이 형성돼 기온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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