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에 직면한 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국경에서 벌어진 나흘간의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부총리 겸 내무장관)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이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정상 회담을 열고 이 같은 합의에 도달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으로 중재자 역할을 맡은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오늘 자정부터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휴전 회담장엔 중재국 자격으로 미 국무부 당국자들도 참석했다.
양국은 24일 무력 충돌을 시작한 이후 중재국 미국의 휴전 압박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유럽연합(EU) 간 무역협상에 앞서 취재진에게 “(태국과 캄보디아) 총리에게 전화해 ‘전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무역협정을 맺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양국에 각각 3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양국이 24일부터 접경지에서 교전을 시작한 이래 휴전을 위한 최고위급 회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휴전을 위한 정상회담이 열린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통했단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양국은 국경 분할과 11세기 크메르 유적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무력 충돌로 이날까지 민간인과 군인 총 35명(태국 22명, 캄보디아 13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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