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예고에도 느긋한 인도… “中견제 핵심국, 협상서 유리”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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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한 안쫓겨… 공정한 협정 필요”
“美, 中 대신 인도서 제조업 육성
브릭스 내 中 견제 위해 인도 필요”

다음 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26%의 관세를 통보받은 인도는 한국 등과 달리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인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핵심 국가로,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협상이 다음 달 1일이라는 기한 내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가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미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도는 대미 협상에서 시한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24일 CNBC 인터뷰에서 “시한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양국 모두에 공정한 협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가 이처럼 느긋한 건 미국의 대중 견제에 있어 자국이 핵심임을 알고 있어서다. 사메프 샤스트리 브릭스(BRICS) 상공회의소 부소장은 CNBC에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제조업 대안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인도를 홀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이 장기적으로 자국과 주요국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을 줄이려고 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10개 신흥국으로 구성된 국제 협의체 브릭스도 인도의 협상력을 높이는 카드로 꼽힌다. 최근 브릭스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거래 확대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10% 추가 관세 부과로 압박한 바 있다.

CNBC는 “미국 입장에서 인도는 브릭스 내 대중국 견제 세력으로서 중요한 국가”라고 분석했다. 인도가 ‘달러 대체 통화 구상에 불참하겠다’는 메시지를 대미 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영국, 유럽연합(EU), 몰디브 등과 무역협정을 추진하는 등 미국 관세 부과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인도#상호관세#대미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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