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말차’(사진)가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말차의 독특한 맛, 특유의 초록색, 각종 건강 효능 등으로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또한 잇따라 말차를 찾으면서 현지에서도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말차는 녹차를 갈아 만든 가루형 차로 일본 ‘다도 문화’의 중심에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일본산이 최고급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전 세계 말차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말차 라테와 틱톡 덕분”이라고 논평했다. 호주의 말차 도·소매업체 ‘메종코코’는 뉴욕타임스(NYT)에 올 2분기(4∼6월) 매출이 1분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의 폭염으로 말차 생산량이 줄어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말차 관련 기업 ‘말차닷컴’의 안드레 파쇼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WP에 “지난해 대비 올해 (전 세계) 말차 수확량이 20%가량 줄었다”며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려면 기존 물량의 최소 두 배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미국, 서유럽 등의 인플루언서들은 잇따라 말차를 건강식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에서 ‘말차 코어’, 즉 말차 라테 등 말차가 들어간 음료·디저트를 소비하거나 특유의 초록 색감이 들어간 패션 소품을 활용하는 유행이 퍼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입소문을 탄 최고 등급의 ‘세레모니얼(의식용)’ 말차는 차광에서 재배해 맷돌로 갈아 만드는 방식이라 대량 생산이 어렵다. 이것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심화시킨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낮은 등급의 말차를 고품질 제품에 섞어서 파는 모습까지 관측되고 있다.
WP는 말차 가격이 이미 상승한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말차의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일본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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