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수리도 버거운 美… “亞서 전쟁 나면 참전 못할 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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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인력-장비 경쟁력 잃어
‘함정 3분의1’ 제때 수리 못해 정박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의 조선업 역량이 크게 떨어져 미 해군이 새 함정을 확보하는 건 물론이고 보유 중인 군함을 운용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 등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 해군은 적정한 규모의 함대를 투입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미 해군 잠수함 USS헬레나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작전을 위해 바다에 나간 시간보다 수리를 위해 부두에 정박한 시간이 더 많았다. WSJ는 “잠수함은 보통 2년마다 최대 6개월 정비를 받지만, 2017년 말 시작된 USS 헬레나의 정비 작업은 수억 달러를 지출했고, 수년간 조선소에 머무르게 했다”고 전했다. 이 잠수함은 2022년 미 해군에 인도됐지만 또다시 추가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지난달 퇴역했다고 한다.

미 해군 잠수함 USS보이시도 대대적인 수리 작업으로 14년 동안 실전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2029년 다시 바다로 나갈 예정인데 수리 작업엔 총 12억 달러(약 1조6600억 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지난해 정비 대상이었던 미 해군 함정 중 약 3분의 1이 제때 수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 해군이 심각한 수리 지연 상황을 겪고 있는 이유는 미국 조선업이 인력, 장비, 노하우 등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미국의 조선업 관련 인력은 100만 명이 넘었지만, 1980년대 20만 명대로 급감했다. 최근엔 조선소(상선)가 두 곳만 남았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규모도 지난해 기준 0.1%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의 군함 건조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 국방 분석가 톰 슈가트에 따르면 2014∼2023년 미 해군은 67척의 함정을 진수시킨 데 비해 중국 해군은 157척을 진수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함대를 구축했다. WSJ는 “미 해군은 현재 295척인 함정을 2054년까지 390척으로 늘린다는 목표”라며 “이는 지금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로 약 40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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