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작가, ‘일본이름 쓰지 마’ 잡지 칼럼에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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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측 “용납못할 인권침해 칼럼”…다른 작가들도 “깊은 실망” 동조
해당 주간지 출판사 “대단히 죄송…책임 통감”

재일교포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 본인 유튜브 계정.
재일교포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 본인 유튜브 계정.
재일교포 작가인 후카자와 우시오(深澤潮·59)가 자신을 콕 집어 ‘일본 이름을 쓰지 마라’고 주장한 주간지에 공개적으로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카자와는 4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초사가 발행하는 주간지 ‘슈칸신초’에 다카야마 마사유키가 ‘창씨개명 2.0’ 제목으로 게재한 칼럼으로 차별 피해를 받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기자 출신인 다카야마는 해당 칼럼에서 후카자와의 실명을 거론하며 “일본도 싫고 일본인도 싫은 것은 자유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일본 이름은 쓰지 마라”고 적었다.

이에 후카자와는 “신초사에서 데뷔하고 몇 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지만, 지금 제 마음은 완전히 부서졌다”며 “마치 옥상에서 멋진 풍경을 보여주더니 등 뒤에서 밀쳐 떨어뜨린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간지에 사죄와 반박문 게재를 요구했다.

그의 대리인인 츠쿠다 카츠히코 변호사는 “후카자와씨는 데뷔 초기부터 자신이 뿌리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며 이번 칼럼은 “외국에 뿌리를 둔 사람이 일본을 비판하는 것을 적대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인권침해성 칼럼”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다른 작가들이 보낸 항의 메시지도 공개됐다. 슈칸신초에 연재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무라야마 유카는 “이 정도의 차별과 중상모략이 담긴 칼럼이 어떻게 사전에 게재가 중단되지 않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편집부를 신뢰해 원고를 보내온 입장에서 깊은 실망과 걱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초사는 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출판사로서의 역량 부족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후카자와는 지난 2012년 신초사에서 ‘가나에 아줌마’로 데뷔했다. 등단 후엔 주로 재일교포나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소재로 삼아 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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