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0’부터 시작하지만 끝날땐 ‘레전드’ 되는게 꿈”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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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LA FC 입단 기자회견
‘등번호 7번’ 새겨진 유니폼 받아… “풋볼? 사커? 어떻게 불러야” 농담
구단 회장 “그는 세계적 아이콘”
토트넘 동료들에 눈물의 영상편지… “이 늙은이가 필요하면 연락해라”

손흥민(가운데)이 7일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 입단 기자회견에서 LA FC 공동 구단주인 베넷 로즌솔(왼쪽), 브랜던 벡과 함께 등번호 7번과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손흥민(가운데)이 7일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 입단 기자회견에서 LA FC 공동 구단주인 베넷 로즌솔(왼쪽), 브랜던 벡과 함께 등번호 7번과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새롭게 ‘0’부터 시작하게 됐다. 마무리는 ‘레전드’가 되는 게 나의 꿈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의 유니폼을 입게 된 손흥민(33)은 7일 LA FC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LA FC 서포터스는 팀의 안방구장인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북을 치고 팀 응원가를 부르며 손흥민을 뜨겁게 맞이했다. 10년 동안 몸담았던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LA FC로 이적한 손흥민은 “로스앤젤레스는 정말 멋진 도시다. 우승을 위해 이 팀에 왔다”며 첫인사를 건넸다.

LA FC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2027년까지 계약했으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이 있다. 2029년 6월까지 계약을 늘리는 옵션도 포함됐다”고 알렸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리그 역대 최고인 2650만 달러(약 365억 원)로 추정된다.

LA FC는 손흥민을 팀의 ‘지정 선수’로 등록했다. MLS의 지정 선수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적용을 받지 않는 고액 연봉자를 뜻한다. 앞서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의 연봉이 870만 달러(약 12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등번호 ‘7’과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제 ‘풋볼(football)’이라고 해야 하나, ‘사커(soccer)’라고 해야 하나”라고 농담을 던져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동안 손흥민이 선수 생활을 했던 유럽에서 축구는 영어로 풋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풋볼은 미식축구를 의미하고, 축구는 사커라고 한다.

손흥민은 LA FC행을 택한 배경에 대해 “이곳이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치고 존 소링턴 LA FC 회장과 통화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리그 팀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소링턴 회장은 “손흥민은 세계적 아이콘이다. 손흥민의 열정과 재능, 인성은 우리 팀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LA FC의 골키퍼 위고 요리스(39·프랑스)의 조언도 이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손흥민에 앞서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찼던 요리스는 2023년 12월 LA FC로 이적했다. 올 시즌 요리스는 MLS 7경기에서 주장을 맡았다. 손흥민은 “요리스가 다시 나의 ‘캡틴’이 됐다. 이제 그에 대해 좋은 말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그가) 나를 죽일 수도 있다”며 웃었다. 손흥민이 이런 말을 한 건 과거 토트넘에서 수비 가담 문제로 요리스와 신경전을 벌인 게 화제가 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손흥민은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인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게 앞으로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하는 다른 종목 구단들도 손흥민의 LA행을 반겼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52·은퇴) 등이 활약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 등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환영 댓글을 달았다. MLS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50)은 ‘MLS와 LA에 온 걸 환영해, 친구’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 동료들에게 눈물의 영상 편지를 남겼다. ‘주장 손흥민이 선수들에게’로 시작된 영상 메시지에서 손흥민은 “너희는 내게 전부였다. 나를 존중해 줘서 매일 특별한 기분이었다. 이제 끝이 왔고, 이제는 너희 차례다. 이 클럽을 더 특별하게, 더 빛나게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혹시라도 이 늙은이(old man)에게 뭔가 필요하면 연락해라. 언제나 너희 곁에 있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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