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자는 보기 싫다?…트럼프 “오바마·부시 초상화 구석으로 치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1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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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왼쪽),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비에 걸려 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고 CNN 등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아버지)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아들) 부자(父子)의 초상화 또한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 직접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로비에서 대계단(Grand Staircase) 꼭대기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이곳은 현직 대통령 가족, 보안 요원 등 극소수만 출입할 수 있는 엄격한 통제 구역이다. 사실상 백악관 방문객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볼 수 없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초상화가 있던 자리에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당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걸었다. 당시 그는 피격 직후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겪는 수난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 현직 대통령이 직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당사자의 초상화를 공개하는 전통을 깼다. 그는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고 그의 초상화를 걸지도 않았다.》 현재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 시절부터 하와이주 태생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는 음모론을 퍼뜨렸다. 케냐인 아버지를 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인사도 위협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자신의 당선을 돕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듯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각종 정보를 조작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고도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도 사이가 안 좋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허풍쟁이’라고 비하했다. 또 아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 당시 생존 중인 유일한 공화당 출신 전직 대통령임에도 어느 후보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의 딸 바바라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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