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호텔 부속 물놀이터에서 6살 여아가 배수 구멍에 발이 끼어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엄마는 바로 옆에 있었지만 아이를 빼내지 못한 채 숨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펑파이신문)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 장훙시의 한 호텔 부속 물놀이터에서 6살 여아가 배수 구멍에 발이 빨려들어가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배수구 마개가 깨진 탓이었다. 아이 엄마는 바로 옆에 있었지만 발을 빼내지 못한 채 참혹한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11일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달 18일 장훙의 한 호텔 제휴 시설인 ‘어린이 워터플레이존’에서 발생했다. 피해 아동 ‘위에위에’(6 가명)는 관광차 호텔에 머물렀다.
■ 母, 온 힘 다해 빼내려 했지만 실패
사고 전 위에위에는 두 명의 또래 친구를 사귀어 같이 놀고 있었다. 엄마는 그만 나가자고 했고, 아이는 조금만 더 놀고 싶다고 했다. 잠시 후 엄마가 다시 물놀이장을 봤을 때 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두 여자아이 옆 물속에 꽃무늬 수영복만 보일 뿐이었다.
엄마가 급히 달려가 확인해보니 아이의 왼발이 배수관에 강하게 빨려 들어간 상태였다. 아이는 몸이 뒤로 젖혀진 채 물속에 잠겨있었다. 물놀이장 수위는 30cm(성인 종아리 높이) 정도였고, 아이는 엉덩이 일부까지 깊숙이 빨려 들어간 상태였다.
엄마는 아이의 얼굴과 코를 물 위로 올려 숨을 쉬게 하려 애쓰는 동시에, 온 힘을 다해 다리를 빼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 시스템 정지시킨 뒤에야 빼내
엄마는 급히 주변에 있던 두 어린이에게 도움을 청해 사람을 불러오게 했다. 이후 직원 두 명이 도착해 함께 아이를 당기는 동시에 배수구를 열어 수위를 낮추려 했지만 수동으로 조작할 수가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성인 네 명이 추가로 구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뒤늦게야 관계자가 시스템을 정지시켜 물 펌프를 멈춘 뒤에야 아이를 빼낼 수 있었다.
아이는 물 밖으로 나온 직후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엄마는 “처음엔 아이가 미끄러진 줄 알고 급히 물로 들어가 부축하려 했으나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국의 호텔 부속 물놀이터에서 6살 여아가 배수 구멍에 발이 끼어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엄마는 바로 옆에 있었지만 아이를 빼내지 못한 채 숨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펑파이신문)
■ 물 순환해 분수 가동…환수관 덮개 깨져
아빠는 “엄마가 바로 옆에 있었지만 눈앞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며 현장에는 인명구조요원도 없었고, 직원들도 환수 펌프 조작에 익숙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 물놀이장은 물펌프가 가동하면 환수관(배수관)으로 물이 순환해 분수 효과를 내는 구조였다. 환수관은 미끄럼틀과 계단 중간에 있었고, 분수 물줄기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유족은 설명했다.
환수관을 덮고 있던 플라스틱 마개는 매우 쉽게 부서지는 구조였다. 아이의 다리에는 단단한 물체에 긁힌 상처가 남아 있었다.
호텔 측은 “물놀이 시설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별개의 회사이고 단순 협력 관계”라며 “호텔은 인도적 차원에서 관련 비용을 선지급했으며, 현지 정부가 조사팀을 구성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CCTV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워터플레이존 측은 “이전 운영사가 철수할 때 부품을 인계하지 않아 정상 가동이 불가능했다”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가족과 계속 소통하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몸과 배관 맞물려 진공 효과 발생 한 듯
사고 후 유족과 경찰이 현장에서 모의 실험을 했지만, 물 순환 시스템을 가동한 상태에서도 몸이 끼는 현상은 재현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몸과 배관이 특정 형태로 맞물릴 경우 진공 효과가 발생해 몸이 빨려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워터플레이존은 영업이 전면 중단 상태다. 당국은 합동 조사팀을 꾸려 사건을 조사 중이다. 10일 징훙시 응급관리국은 “증거 수집을 마치고 분석 단계에 있으며, 곧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