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3시간 가까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종료 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전에 대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관련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협상은 건설적이며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하고, 이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함께 맺은 합의가 그 목표에 더 가까워지고 우크라 평화를 향한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가까운 이웃 국가”라며 “양국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의 시기를 겪었으나, 이러한 관계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CNN은 “외국 정상을 초청했을 때 공동 기자회견은 통상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한다”며 푸틴 대통령이 먼저 발언한 것을 이례적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생산적인 회의를 가졌고 많은 의견이 일치했다”며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뒤이어 “큰 진전을 이뤘지만 최종 합의가 될 때까지는 합의가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쟁점에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곧 나토에 전화할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겠다.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발언하는 도중 푸틴 대통령이 영어로 ‘다음엔 모스크바에서 만나자’고 말하자 “흥미롭다”며 “그 부분은 좀 생각해봐야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만 답했다. 두 정상은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당초 두 정상의 1대 1 회담이 예정됐으나 회담 직전 3대 3 형식으로 바뀌었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이 배석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시작된 회담은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두 정상의 회담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2기 집권 후에는 여섯 차례 통화만 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한 존 볼턴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진 것은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긴 게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만남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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