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나 3시간여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모두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고 자평했다. 다만 휴전 여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정상 간 어떤 합의 내용도 발표되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 역시 받지 않았다.
두 정상은 알래스카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3대 3’ 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회담에는 양국 정상을 포함해 미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포크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이 배석했다. 당초 3대3 회담 이후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확대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분 조금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었다”면서 “우리는 매우 많은 사안에 합의했고, 대부분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다만 “몇 가지 큰 사안은 (합의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진척이 있었다”면서 “합의가 될 때까진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회견 말미에도 그는 “대부분의 사안에서 합의했고, 남은 사안은 많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중요하지 않지만, 하나는 아마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등에게 전화해 이번 회담 내용을 전하겠다고도 했다. 또 “결국 그들이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러시아의 훌륭한 비즈니스 대표들이 (오늘) 함께했고, 모두 우리와 거래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미국)는 매우 짧은 시간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국가가 됐고, 오늘 협상이 끝나면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늘 푸틴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앞으로는 (경제 협력 등에서)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핵심 의제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문제였다”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촉진하고, 사안의 핵심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추켜세웠다.
3년 반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의 안보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비극이자 깊은 상처”라며 “우리는 진심으로 이 사태의 종식을 원한다”고 했다. 다만 “동시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해결을 위해 갈등의 근본 원인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도 했다. 영토 문제 등에서 우크라이나에 쉽게 양보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진행 중인 이 진전을 방해하거나 비밀리에 도발해 이 과정을 훼손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평화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는 책임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렸다.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다음 회담은 모스크바에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안이) 흥미롭다”면서 “아마 그 문제로 조금 비판 받을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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