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중국-인도 손잡나…‘美 패권주의’에 공동대응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9일 14시 31분


코멘트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18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5.08.19. [뉴델리=AP/뉴시스]
5년 전 국경 분쟁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과 인도가 적극적인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관세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두 나라를 앙숙에서 협력 관계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인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인도와 중국은 총인구가 28억 명이 넘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으로 강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최근 패권주의로 세계 질서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는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바른 길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를 적과 위협으로 여기지 말고, 파트너와 기회로 인식하자”고 말했다.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은 “인도와 중국 관계가 저점을 벗어나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공평하고 균형 잡힌 세계 다극화를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이 인도를 찾은 건 2022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왕 부장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19일 인도 국가 안보 보좌관인 아지트 도발과 국경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도 직접 만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렀다. 이후 서로 국경 인근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금까지 갈등을 이어왔다. 2020년 6월에는 양국 군인이 충돌해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부터 관계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같은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가 5년 만에 만나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모디 총리는 이달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인도#관계 회복#도널드 트럼프#왕이#자이샨카르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