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티거’ 인형 탈을 쓴 직원이 폭염에 열사병으로 쓰러지자, 탈을 벗지 못하게 한 디즈니 내부 규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sns 캡처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인형 탈을 쓴 직원이 폭염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형 탈을 절대 벗지 않는다’는 디즈니의 내부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달 초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애니메이션 ‘위니 더 푸’의 캐릭터 ‘티거’ 탈을 쓴 직원이 퍼레이드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 퍼레이드 중 ‘티거’ 쓰러져…35도 폭염
당시 상하이 기온은 섭씨 35도에 달했다. 두꺼운 탈을 쓴 탓에 체감온도는 훨씬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쓰러진 직원은 곧바로 의무실로 옮겨졌고, 이후 인근 병원에서 일사병 치료를 받았다. 디즈니랜드 측은 “현재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사고 장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 속 티거 복장의 직원은 탈을 벗지 못한 채 쓰러져 있었고, 주변 관광객들이 휴대용 선풍기로 열기를 식히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 “규정이 그렇게 중요하냐”…누리꾼 비판 이어져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왜 탈을 벗기지 않았나. 열을 식히려면 탈을 벗겨야 한다”, “저런 상황에서 규정이 그렇게 중요하냐”, “아이들의 동심을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된다”, “디즈니랜드는 직원보다 브랜드를 중시한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 디즈니, 아이들 동심 위해 인형 탈 못 벗어
디즈니는 아이들의 동심을 지킨다는 이유로 캐릭터 의상을 벗는 걸 내부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다.
디즈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매체에 “디즈니 크루즈에도 동일한 규칙이 적용된다”며 “비상 대피 상황에서도 캐릭터 탈을 벗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선박이 침몰할 경우 인형 머리 탈이 바다에 떠올라 아이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어 의상 보관실을 반드시 잠가 두라는 지침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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