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간)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워싱턴에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25.08.23.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던 인사 중 하나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반대파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식 ‘보복 정치’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작성했던 ‘블랙리스트’ 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이 올 1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수사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파텔 국장의 명단 60명 중 다섯 번째로 수사를 받은 인물이라고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파텔 국장은 2023년 저서 ‘정부의 깡패들’을 출간하면서 부록에 ‘행정부의 딥스테이트 회원들’이라는 제목을 단 명단을 수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내 기득권 관료 집단 ‘딥스테이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딥스테이트 척결’을 강조해 왔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연설 중인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또 파텔 국장은 올 1월 연방 상원의 인사청문회 당시 해당 명단이 정적(政敵)들을 기록한 블랙리스트가 아니냐는 질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해당 명단은 정부를 ‘무기화’한 사람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7개월 만에 명단 속 인물 중 5명이나 수사 대상이 되면서 파텔 국장의 당시 답변이 무색해졌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명단에는 볼턴 전 보좌관 외에도 본인 또는 측근이 수사 대상이 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과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보좌관, 알렉산더 빈드먼 전 중령 등이 포함됐다.
코미 전 국장과 브레넌 전 국장은 2016년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것과 관련해, 테일러 전 보좌관은 익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책을 출간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 수사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당시 불리한 증언을 한 빈드먼 중령의 경우 쌍둥이 형제인 유진 빈드먼이 우크라이나 원조 사업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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