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회담에 무반응…특사단 만나 “중한관계 멀리 나아가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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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장과 특사단이 26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5.8.26.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특사단이 26일 중국 권력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중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안정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중국 측은 이날 새벽에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은 26일 오전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각각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과 자오 위원장을 만나 한국과 중국의 협력 방향과 관련해 논의했다.

박 단장은 자오 위원장과 만나 “서로 교류하고 협력해 융합하면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게 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면서 “양국 관계가 지난 33년간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전반적 추세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국민 주권의 정부이고 국회 의석의 60%를 차지한 힘 있는 정부”라며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오 위원장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이 강조한 “중한(한중) 관계가 좋으면 양측 모두 이익이지만, 좋지 않으면 양측이 손해를 본다”는 말을 인용하며 “중한 관계가 시대와 보조를 맞추고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손잡고,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대화와 소통을 강화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박 단장은 오전 한정 부주석을 만난 자리에선 “지난 몇 년간 궤도를 벗어났던 한중 관계가 정상 궤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부주석도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정상이 이룬 중요한 합의를 잘 이행하고 양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안정시킴으로써 양국 국민에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 측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회담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관영 언론은 한국 외교의 독자 노선을 강조했지만, 회담 이후엔 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으로 떠난 24일 중국에 특사단을 파견했다. 박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 의원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포함됐다.

특사단은 방중 첫날인 24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을 만나 이 대통령이 한중관계 발전 방향을 담아 시 주석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고 시 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25일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의 조속한 협상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원활한 공급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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